내 하루는 름름해

동위원소 치료. 방사성 치료제를 먹는다고?

름름한하루 2024. 5. 15. 15:29

동위원소 치료 후기 1탄.

갑상선암 치료로 1단계 전절제 수술을 마친 후,
약 3달이 되는 시점에 2단계인 동위원소 치료를 받았다.

동위원소 치료는
“농사로 비유하자면 잡초(암 세포)를 낫으로 베어내는게 수술이라면,
남아있는 잡초의 뿌리까지 없애기 위해 제초제를 뿌리는 것과 같다.”
라고
내분비내과 교수님이 설명해주셨다.

반절제로 갑상선 조직이 남아 있는 경우엔 하지 않고,
전이가 있어 갑상선을 전절제 하고, 림프전이로 떼어낸 조직에서 일정 비율 이상의 암으로 판명된 조직이 있는 경우 동위원소 치료를 진행한다.
(나의 경우는 17개 조직 중 7개가 암세포가 나왔다고 한다. by. 이비인후과 교수님)

동위원소 치료를 하는 방법도 전이의 정도나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른 것 같다.

나의 경우
수술 후, 신지로이드 100마이크로그램을 먹었고, 동위원소 용량은 100큐리 였다.
입원(동위원소 투약) 2주전부터 저요오드 식이를 하고, 이때 신지로이드는 끊지 않았다.
그리고 입원하기 48시간, 24시간 (2일전, 1일전)에 호르몬 주사인 타이로젠 주사를 맞았다.

간혹 동위원소 용량이 높거나, 의사선생님에 따라서는 신지로이드를 끊고 저요오드 식단까지 해야해서 준비과정이 쉽지 않았다는 후기도 있었다.


저요오드 식단은 해조류 등에 많이 함유 된 요오드 섭취를 제한해서,
치료제를 먹고 방사성 동위원소가 남은 갑상선 조직에 더 잘 도달하게 하기 위해 필요한 준비 과정이다.

갑상선 조직이 요오드를 잘 흡수하는 성질이 있다는 것,
그 원리를 이용해서 치료제를 요오드 성분으로 감싸고 복용해서 방사성 동위원소 성분이 암세포를 제거하는 게
동위원소 치료이기 때문이다.

(출처 못찾음.. 갑상선 암 진단을 받고 불안한 마음에 열심히 찾다보니, 여기저기서 알게 된 정보가 참 많다.

100세 시대. 인간이 이렇게 오래 살게 된 데에는 참 많은 연구의 결과가 있었나 보다.)

저요오드 식단은 생각보다 쉬울 줄 알았는데, 생각했던 것보단 어려웠다.
일단 외식이 어렵고, 메뉴를 다양하게 먹으려면 그만큼 노력이 필요하다.
남편이 주로 요리를 담당하고 있는 우리집은 기본 장류(고추장, 쌈장, 된장, 간장)을 저요오드 식품 쇼핑몰에서 구매했고,
남편표 저요오드 식단으로 해결했다.

이렇게 또 나는 철철넘쳐가 있어 버틴다.


철철넘쳐표 저요오드 식단으로는
✔️소고기배추 된장국
✔️간장비빔국수
✔️채소비빔밥
✔️제육볶음&양배추쌈
✔️콩나물국

간식으로는

✔️껍질 벗겨 찐 고구마
✔️흰밥누룽지
✔️과일(바나나, 사과, 토마토 등)

이렇게 2주를 먹다보니 수술 후에도 거의 그대로 였던 몸무게가 3키로 정도 빠졌다. (5의 장벽도 무너질뻔..?)

가장 난관은 외출했을 때다.
고깃집에 가서 고기를 탁구공 3개 정도만 먹으면 되겠지! 하고 저요오드 쌈장을 싸들고 갔는데,
겉절이도, 된장도 먹을 수가 없어서 아는 맛이 더 무섭다는 걸 실감했다.

먹는 재미가 얼마나 삶의 낙이 었던가.
잘 먹고 잘 사는게 진짜 축복이라는 걸 깨달은 2주가 지나고,

타이로젠 주사를 맞는 월, 화요일은 강릉 아산병원 주사실에 가야 했다.
주사 후 현기증이나 구토 증상이 있는 경우가 있다고도 하고 의사 선생님도 태백에서 매일같이 왔다갔다 하기 힘드실 수도 있다고 하셔서
어머님께 뉴니를 부탁드리고 남편과 함께 강릉 주문진에 숙소를 예약하고 다녀왔다.
여행은 아니지만 여행같은 분위기에서도 내가 먹을 수 있는 건 탁구공 3개만큼의 고기..

좋은고기로버틴다한우만세!!!!


그렇게 타이로젠 주사를 2차례 맞고,
남편과 파묘 영화도보고 ktx를 타고 서울로 향했다.
친정에서 자고 서울아산에 입원을 했다.


름름하게 잘 하고 올게!!! (맥도날드 감자튀김으로 버틴 기차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