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이면 치과를 방문한 첫날이 목요일이라. 일주일 뒤 진료가 크리스마스이브가 된 것이 사건의 발단.
휴가를 내고 긴장을 집어들고 일어난 이브날 아침. 예약을 미룰까 잠시 고민했지만.
지금 가면 십만 원이 나중 가면 백만 원 된다는 남편의 말이 자꾸만 귓가에.....매엠매엠.
입맛이 없어서 공복에 부랴부랴 어머님 댁에 뉴뉴를 맡기고 치과행.
시린이 증상은 전보다 나아졌지만 아직 남아있어서 한번더 치료를 받기로 하고
마취주사부터 퐝퐝. 거침이 없으신 선생님. ㅜㅜ
마취가 되는 동안 시린이 코팅을 하고 (선생님은 에큐(?)라고 하시던데, 정확한 이름은 모르겠다..)
간호사 선생님이 너무 꼼꼼히 잘해주신다.
얼굴에 초록 수건이 덮여 있어 어떤 분인지 몰랐지만
처음에 해주신 그분인듯했다.
잇몸이 기억하는 꼼꼼함!
그리고 대망의. 발치.
생니를 뽑는 느낌은 정말이지.....
오싹오싹 소름 소름.
오른쪽 윗 사랑니는 매복이 아니었다.
서울에서 갔던 치과에선 전부 매복이라는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고 여기 치과에서 다 발치 가능하다고 하셔서 한 시름 놓았다.
과잉진료가 아닌듯한 안도감도 갖게 된 선생님의 쿨함..
(태백에 있는 치과에서 매복 비슷한 이도 발치 가능하답니다? 남은 두 이도 모조리 뽑으면 후기를 남길 예정!)
뿌지직. X3 소리와 함께 발치된 사랑니.
생각보다 간단하잖아?라고 느껴질 만큼 수월한 발치였다고. 지나 보니 생각하게 된다.
거즈를 꽉 깨물라고 하셔서 마취가 남아있는 상태로
얼떨떨하게 일어나며 있는 힘껏 앙 다물었다.
뭔가 허전하지도 아프지도 않은 느낌이었는데
접수대로 가서 처방전 받으면서 “물은 어떻게 마셔요?” 물어보니.
물 마시면 안된다고........Aㅏ.?
결국 이브날 오후 4시까지 물 한 방울 먹지 못한 슬픈 사연...
그리고 첫끼는 어머님이 끓여주신 흰쌀 죽. 두 그릇 먹었다.
이에 앙 다물고 있던 거즈를 3시간 정도 물고 있다 뱉었는데 피가 거의 안 난 것처럼 동그랗게 묻어 나온 피.
아무래도 한 끼도 안 먹어서 피낼 영양분이 없었나. 싶었다.
그래서 두 번째 왼쪽 사랑니 뽑을 때도 공복에 갔더랬다. (나만의 름간요법.)
다행히 이번에도 피가 생각보다 많이 안나서 많이 고생스럽지 않았다.
단지 배고파서 손이 떨리던걸 보니. 식욕이 고통을 이겼다고 밖엔...
이제 남은 아랫니는 반쯤 누워있는 하나. 비뚤게 거의 다 나온 하나.
쿨한 의사 선생님이 웬일인지 마음에 준비를 하고 오시라고...
그래서 아직 준비 못한 마음......
곧 준비될 예정일 수 있습니다. (이 무슨 화법이고?)
'내 하루는 름름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매력이 철철넘쳐, 셀비(a.k.a 셀토스) (2) | 2021.02.01 |
---|---|
름름하게 그려보자. (0) | 2021.01.28 |
눈오리와 뉴뉴. (2) | 2021.01.26 |
방심해도 름름해. (feat.마스크) (0) | 2021.01.22 |
치과, 너무 먼 그 곳. (0) | 2021.01.19 |